| SPECIAL _직업 탐구① | 국민의 아띠, 우리말 지킴이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
‘아띠’는 오랜 친구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오늘날 국민들 곁에서 소중한 우리말을 지켜주는 아띠,
국립국어원은 나라의 언어를 담는 그릇을 빚고,
우리말의 가치를 온 누리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한국어의 보존과 연구, 보급을 위해 힘쓰는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우리 민족의 고유한 언어이자 미래에도 지켜나갈 유산인 한국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들여다보자.
(중략)
국립국어원에서는 어떤 일을 할까?
학예연구사의 별별 업무 살펴보기
어문연구과
합리적인 국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와 조사를 수행
대표적으로 5년마다 국가에서 시행하는 ‘국민의 언어 의식 조사’가 있다.
언어정보과
하나의 언어 자원으로서 한국어 말뭉치 자료를 만들어 국어 연구의 기반 다짐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바탕이 되는 한국어 자료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일을 한다.
사전팀
어문 규정을 중심으로 국가에서 최초로 직접 편찬한 ‘표준국어대사전’의 개편과 운영
신조어, 고어, 방언, 외래어 등 표준국어대사전에 없는 말을 우리말샘 사전에서는 찾을 수 있다.
공공언어과
공공언어과는 국민 누구나 쉬운 우리말을 사용할 수 있게 안내자의 역할
‘뉴노멀’, ‘부스터 샷’, ‘언택트 서비스’등 새롭게 생겨나는 외래 용어를 우리말로 다듬는 ‘새말모임’을 운영하고, 어려운 전문용어를 쉬운 말로 바꾸는 등 공공언어를 개선하고 있다.
특수언어진흥과
농인과 시각장애인의 언어권을 향상하고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힘쓰는
교육연수과
교육연수과에서는 올바른 국어 지식을 교육
국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의사소통 능력 확대를 위해 국어 능력 진단 체계를 구축하고, 문해력 향상과 관련한 기초 연구를 수행한다.
한국어진흥과
한국어 교육에 대한 기초 연구뿐만 아니라 한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국내외 한국어 교육과정과 교재를 개발해 현지에서 활용하는 일
한국어교원 자격제도를 운영해 교사 양성교육과정을 개발하고,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하는 한국어 교재를 관리해 우리말교육 보급에 힘쓴다.
*중략된 내용이 있으니, 자세한 내용은 아래 5월호 책 링크를 클릭해 주세요.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가 말하는 직업 이야기
한 시대의 아름다운 우리말을 기록하고 기억합니다
- 유희정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 학예연구사 -
Q. 국립국어원에서 만드는 ‘모두의 말뭉치’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요. 우선, 말뭉치가 정확히 어떤 뜻이죠?
A.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언어를 구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학습 자료가 필요해요.
더 많은 자료를 학습할수록 똑똑한 인공지능이 될 수 있지요.
그렇다면 컴퓨터가 사람의 언어를 학습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언어 자료를 컴퓨터가 읽을 수 있는 방식으로 변환해 구축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자료들을 말뭉치라고 부릅니다. 도서, 신문 기사, 방송 대본, 블로그나 게시판의 글, 심지어 메신저의 대화까지도 전부 말뭉치의 재료가 될 수 있어요. 하지만 다양한 사람의 광범위한 글과 자료를 수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에요. 그래서 국립국어원에서는 2019년부터 국가적인 공공재로서 대규모의 한국어 말뭉치를 확보하고, 누구나 자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모두의 말뭉치’를 통해 배포하고 있어요. 이것들은 언어 연구와 어문 정책 수립의 기초 자원이 되고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는 데도 활용됩니다.
저는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에서 인공지능을 위한 학습 자료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는데요, 현재는 대화의 맥락을 추론하는 말뭉치를 연구하고 있답니다.
(중략)
Q.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며 ‘모두의 말뭉치’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위한 자원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잖아요. 혹시 이전에도 말과 글을 모으는 국가적인 프로젝트가 있었나요?
A. 그렇습니다. 국립국어원에서 1998년부터 10년 동안 ‘21세기 세종 계획’이라는 이름으로 말뭉치 사업을 진행한 적이 있어요. 약 2억 어절의 말뭉치를 구축해 당시에는 세계적으로 앞서는 혁신적인 성과였어요.
여기에는 여러 외국어를 번역한 말뭉치뿐만 아니라 국어 역사 자료 말뭉치도 있어서 우리나라 언어 연구의 바탕이 되는 가치 있는 자료로 평가받았죠. ‘21세기 세종 계획’이 중단된 이후 현재 ‘모두의 말뭉치’ 사업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는데요, 이를 통해 변화하는 언어 사용의 실태를 기록하고 연구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언어에는 한 시대 사람들의 문화와 생각, 가치관이 전부 담겨 있잖아요. 지금 제가 수집하는 말뭉치들이 체계적으로 모이게 되면 국민들이 어떤 말을 사용하고, 단어의 의미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알 수 있겠죠? 이처럼 사회·언어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역사적 자료들이 하나씩 쌓여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중략)
Q. 항상 언어에 대한 호기심을 지녀야겠군요. 국립국어원 학예연구사를 꿈꾸는 청소년들에게 힘이 되는 말을 해주세요.
A. ‘우리말을 왜 연구해야 하는지’에 대해 궁금한 친구들이 있을 것 같아요. 한국어가 모국어인 우리들은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국어를 배우고,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말을 연구하는 직업을 갖는 것에 대해 오히려 생소하게 느낄 수도 있겠죠.
제가 언어 연구를 본격적으로 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책을 읽으며 모르는 단어를 찾고 그 뜻을 유추하면서 재미를 느꼈기 때문이에요. 또, 외국인 친구들을 만나 우리말을 소개할 때도 ‘나의 모국어라고 해서 잘 아는 것은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지금부터 사람들이 쓰는 말에 관심을 갖고, ‘이 말은 왜 사용하고, 저 말은 왜 사용하지 말아야 할까?’와 같이 우리 생활 속에서 말의 쓰임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길 바라요. 크고 작은 호기심이 모여 국립국어원에서 학예연구사로 함께 일할 수 있기를 응원하겠습니다.
*언어학 용어인 ‘코퍼스(Corpus)’를 우리말로 풀이한 ‘말뭉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이나 언어를 한데 모은 덩어리 즉, 다양한 언어 자료를 말해.
글 이은주 ●사진 바림, 게티이미지뱅크 ● 자료 제공 국립국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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