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U 만나고 싶었어요

[MODU 만나고 싶었어요] 주작글과 진실글을 파악하는 눈을 가지는 법

MODU 모두매거진 2022. 3. 3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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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시민의식을 길러야 할 때 ]

 

우리나라의 디지털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전체 가구의 99%가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고, 만 6세 인구의 93%가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AI 기술 보급률은 세계 3위다. 이쯤 되면 디지털 활용 능력도 뛰어나야 하지만,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21세기 독자: 디지털 세상에서의 문해력 개발> 보고서에서 한국 청소년들의 디지털 정보 문해력이 최하위로 나타났다. 또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경험도 OECD 가입국 평균보다 낮은 수준으로 드러났다. 디지털 리터러시가 무엇인지, 그 의미와 중요한 이유를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김묘은 대표에게 물었다.

 

(사)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nbsp;김묘은&nbsp;대표

 

Q ‘디지털 리터러시’가 무엇인지 개념부터 설명 부탁드립니다.

A ‘리터러시(Literacy)’는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능력을 의미해요. 즉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플랫폼의 다양한 기록물인 콘텐츠와 미디어, 기술 등을 접하면서 명확한 정보를 찾고, 활용하는 능력을 뜻하죠.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루는 방법이 아니라, 온라인상의 지식과 정보를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디지털 세상에서 시민의식을 갖춰 건강하게 소통하는 능력까지 의미합니다. 디지털 도구와 콘텐츠는 이제 우리 삶과 뗄 수 없을 만큼 보편화되고 있기에 앞으로 디지털 리터러시가 중요한 생존 역량이 될 거예요.

 

 

Q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에서는 어떤 일을 하나요?

A 우리 협회는 국내뿐 아니라 세계 최초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시행한 기관이에요. 주로 어린이, 청소년, 교사, 노년층 등을 대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하고 있는데 국내뿐 아니라 미국, 프랑스, 중국, 베트남 등의 해외에도 교육을 전파하고 있습니다. 지금껏 디지털 도구를 다루는 기술적인 방법만 강조해왔기에 디지털 윤리까지 전파하는 교육 모델은 선진국에도 없었죠. 그래서 세계 최대 IT기업 구글에서도 우리 협회의 교육 모델과 콘텐츠를 요청해왔고, 꽤 오랫동안 협회를 지원해주기도 했어요.

 

 

Q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왜 필요할까요?

A 글을 읽고, 쓸 줄 모른다면 세상의 어떤 지식도 배울 수 없고, 정보도 얻을 수 없어요. 과거에는 글로 정보와 지식을 얻었다면, 이제는 음성, 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통해 정보를 얻고, 이런 콘텐츠는 주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접하고 있죠. 그만큼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이 없다면 지식과 정보를 얻는 게 어려워질 거예요. 반면에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이 높은 사람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며 더 다양한 지식을 갖춰서 더 높은 생산성을 내는 윤택한 삶을 살 수 있겠지요. 그런데 디지털은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유용할 수도 있고 유해할 수도 있는, 마치 칼과 같다는 걸 꼭 명심하세요. 요리사에게 칼은 사람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유용한 도구이지만, 강도에게는 사람들을 위협하고 해치는 무서운 무기가 되는 것처럼요. 디지털을 잘못 활용하는 사람은 중독에 빠져 삶이 피폐해지거나 남에게 피해를 주고 불법적인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될 수도 있어요. 무사와 군인에게 칼과 총을 주기 전에 무사도와 군인 정신을 먼저 가르치는 것처럼 디지털을 처음 접하고 활용하기 전에 디지털 시민의식부터 길러야 합니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허위 정보가 늘어나고 있는데, 이는 디지털 시민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디지털 시민교육이 선행되어야 미래의 지능정보화 사회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Q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가 생산되면서 잘못된 거짓 정보도 늘어나고 쉽게 공유되고 있습니다. 무분별한 가짜 뉴스가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A 허위 정보에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더라도 자꾸 접하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어떤 음식과 영양분을 섭취하는지에 따라 신체 건강이 결정되는 것처럼 어떤 정보와 콘텐츠를 접하느냐에 따라 생각과 가치관, 정신건강이 결정됩니다. 세계적인 IT 리서치 그룹 ‘가트너’는 2022년이 되면 전 세계인의 대부분이 진짜 정보보다 가짜 정보에 더 많이 노출될 거라는 연구자료를 발표했어요. 앞으로 허위 정보가 더 쉽게, 더 많이 생성될 수 있다는 거예요. 무분별한 가짜 뉴스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접한 정보를 100% 믿지 않아야 해요. 우리가 접하는 정보에는 ‘사실’이 있고, ‘의견’ 또는 ‘주장’이 있는데 이 차이를 구분해야 합니다. 의견은 단지 의견으로 받아들이고, 이와 반대되는 의견도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늘 열린 자세를 가져야죠. ‘사실’에 대한 정보를 찾는다면, 반드시 다양한 사이트를 검색해 여러 번 사실 여부를 확인하면서 허위 정보를 구분하는 시각을 기르세요.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가 진행하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

 

 

Q 앞으로 더 진화된 인공지능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어떤 능력을 키워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요?

A AI시대가 되면서 코딩 교육을 하는 곳이 정말 많아졌어요. 마치 모든 학생을 인공지능 개발자로 만들려는 것처럼 말이죠.(웃음) 전체 인구로 보면 인공지능을 직접 만드는 사람은 얼마 안 될 거예요. 대부분은 누군가 만든 인공지능 기술을 사용하고, 활용하죠. 영화 <아이언맨>을 보면 주인공이 인공지능에게 일을 시키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처럼 앞으로는 지식 노동을 할 때 인공지능을 일상적으로 사용하게 될 거예요. 그래서 학교 교육에서 가르쳐야 할 것은 인공지능을 만드는 것보다 잘 활용하는 방법이에요.
이제 기계가 인간의 신체 노동을,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식 노동을 대부분 대체할 것이기 때문에 인간의 노동 가치가 크게 달라지고 일터에서 인간의 역할도 변화하고 있어요. 과거에는 인간들끼리 분업을 했다면 이제 분업은 기계, 인공지능과 하고 사람들과는 집단지성을 만들기 위한 협업을 하는 것이 중요해질 거예요. 서로 협력해 지적 능력을 쌓으려면 소통 능력과 창의력, 비판적 사고력도 필요하죠. 그래서 앞으로 교육은 디지털을 활용한 협업 능력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메타버스 기술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다양한 메타버스 공간에서 여러 모습으로 살아가게 된다면 메타버스 세상을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조언해주세요. 

A 메타버스를 흔히 ‘가상세계’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메타버스의 핵심적인 특성이자, 기존 가상세계와 가장 큰 차이점이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하나로 통합된 세상이라는 거예요. 한편으로는 메타버스로 인해 현실과 가상세계 간의 괴리를 느끼고, 현실의 자아와 가상세계 자아의 차이로 혼란스럽지 않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런데 저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큰 세상’인 메타버스로 인해 삶이 더 매력적으로 확장될 거라고 생각해요. 개인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일생에서 만나고 관계하는 사람의 수가 50~200명 정도 된다고 해요. 그런데 소셜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서 교류하는 수가 수천 명 수준으로 증가했죠. 이제 메타버스에서는 수만 명에 이르는 더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게 될 거예요. 인공지능 번역 기술이 조금 더 발전하면 세계 언어 장벽도 사라져 메타버스를 통해 훨씬 더 넓은 세상을 접할 수 있어요. 아바타로 교류하며 연령, 성별, 인종, 종교의 차이도 허물 수 있죠. 가령 거제도에 사는 학생이 아프리카 할아버지와 친구가 될 수 있고, 울릉도에 있는 할머니가 미국인들에게 토속민요를 가르칠 수도 있지요.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누구나 다양한 모습으로, 다양한 역할을 하며 삶을 확장하게 될 거예요. 다만, 중요한 것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사회적 약속’을 꼭 지켜야 해요. 자신이 속한 커뮤니티, 그리고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타인에게 불편과 피해를 주지 않고 행동해야 함을 명심하세요.

 

 

 

디지털 세상 속 SOS [디지털 활동 고민에 김묘은 대표가 알려주는 솔루션]

Q 스마트폰이 옆에 없으면 불안해요. 아침에 눈 뜬 순간부터 잠들 때까지 거의 손에서 놓지 않아요. 폰에 매여 있는 생활을 고칠 수 있을까요?

A 잠잘 때 불을 끄고, 아침에 일어나서 불을 켜는 것처럼 생각해봅시다. 불을 끄고, 켜기 위해서는 전원 스위치가 있어야 하죠.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데도 전원 스위치를 만들어보세요. 정해진 때와 장소, 상황에서 스마트폰을 잠시 멀리 두는 거예요. 가령 주머니에 넣어두고 꺼내지 않거나 서랍 속에 넣어두거나 가족들에게 잠시 맡겨두는 등 폰 사용과 제한 규칙을 정하는 거죠. 이런 스위치 습관을 반복적으로 연습하다 보면 폰과 거리를 두는 게 조금은 수월해질 거예요.

 

Q 게임을 너무 좋아해서 그 세계에 빠져 있어요. 가끔 현실이 게임 세상이었으면 하고 바랄 때도 있고요. 저 문제 있는 거겠죠?

A 인생을 살면서 무언가에 빠진다는 건 나름 매력적인 일이에요. 좋은 것도, 싫은 것도 없으면 무슨 재미로 살겠어요. 좋아하는 게 있다면 미친 듯이 해보는 것도 좋죠. 다만, 그것이 ‘내 인생에 무슨 도움이 될까?’를 꼭 생각해보세요. ‘중독’은 정신적인 문제로 보는데, 이와 현상은 비슷하지만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 말이 있어요. 바로 ‘몰입’이죠. 이 둘의 차이는 뭘까요? 나에게 해가 된다면 ‘중독’이고, 나를 비롯한 주변에 도움이 된다면 ‘몰입’이라고 볼 수 있어요. 게임에 빠져 잠도 못 자고, 공부에 집중하지도 못한다면 그건 ‘중독’이에요.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게임에 대해 설명하는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고, 게임을 잘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정리해서 책으로 출간하는 등 다른 게이머들에게 도움을 주는 생산적인 일을 한다면 이것은 ‘몰입’이죠. 이런 활동은 대학 수시에도 도움이 될 수 있겠죠? 무언가에 빠지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빠지느냐가 중요합니다. 게임이 정말 좋다면,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멋지게 미쳐보세요.

 

Q 유튜버가 꿈이어서 채널을 운영해보고 있어요. 그런데 구독자를 많이 늘리고 싶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자극적인 걸 만들어보고 싶은데, 콘텐츠가 꼭 건전해야만 하나요?

A 유튜브 채널은 개인방송인 만큼 방송에 대한 책임을 개인이 짊어져야 해요. 그 책임의 크기는 구독자 수가 늘어날수록 커지겠죠. 구독자가 10만 명, 100만 명 규모로 채널이 크게 성장한다면 공영방송만큼의 큰 영향력을 끼쳐서 방송에 대한 책임이 더 무거워질 거예요. 사람들이 웹상에 남기는 다양한 디지털 기록을 ‘디지털 발자국’이라고 하는데, 비윤리적인 콘텐츠를 만든 사람의 디지털 발자국은 영원히 세상에 남아 자신이 앞으로 하게 될 많은 일에 악영향을 미치겠죠.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나 취업할 때, 결혼할 때, 자녀의 학교를 방문할 때, 매 순간 자신이 남긴 디지털 발자국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거예요. 그 발자국이 인생의 장벽이 됐을 때 후회한다 해도 흔적을 없앨 순 없겠죠. 그러니 디지털 세상에 자신의 발자국을 한 걸음 한 걸음 깊게 새긴다는 마음가짐과 책임을 갖고 매 순간 신중하게 활동하길 바라요.

 

 

 

profile
• 현 사단법인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CDL) 대표
• 현 우송대산학협력단 메타버스연구센터 부센터장
• 현 솔브릿지국제경영대학교 겸임교수
• 현 사단법인 한국과학문화교육단체연합 부회장
• 전 이화여대 AI융합교육대학원 겸임교수
• 전 EBS 시청자위원
• 전 교육부 AI교육정책 자문위원

 

글 강서진 ●사진 손홍주, ㈔디지털리터러시교육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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