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과 흥이 녹아 있는
트롯으로 행복을 전하고 싶어요”
트롯 가수 윤서령
윤서령은 충북예술고등학교에서 경기민요를 전공하던 고등학생이었다. 우연한 기회로 트롯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MBC <편애중계> ‘10대 트로트 가수왕’ 선발전 2위에 올라섰고, KBS <트롯 전국체전>에서는 본선 4라운드까지 진출하며 활약을 펼쳤다.
‘K-트롯판’을 종횡무진하며 인생의 페이지를 트롯으로 채워가고 있는 가수 윤서령을 만났다.
Q <트롯 전국체전> 준결승 문턱에서 아쉽게 고배를 마셨어요. 도전을 마친 소감이 궁금해요.
A <트롯 전국체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무대였어요. 여러 선배님과 함께 무대에 섰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영광이었죠. 첫 번째 도전이었던 <편애중계> 때보다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서 출연을 결심했거든요. 그래서 보컬 트레이닝도 받고, 춤 연습도 하면서 열심히 준비했는데요, 참가하는 동안 많이 배웠어요. <트롯 전국체전>은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이자, 꿈으로 올라가는 계단이었다고 말하고 싶어요.
Q 그렇다면 가장 기억에 남았던 무대를 꼽는다면요?
A 2라운드 팀 대결에서 부른 ‘울 엄마’, 그리고 4라운드 듀엣 미션 때의 ‘10분 내로’ 무대요. 다른 참가자들과 함께했던 공연이라 서로 의지하면서 즐겁게 노래했던 기억이 나요. 특히 ‘10분 내로’ 원곡자인 김연자 선생님 앞에서 선보인 공연을 잊지 못할 거예요. 사실 김연자 선생님은 제 롤모델이시거든요.(웃음) 나중에 보니 선생님께서 감사하게도 저에게 한 표를 던져주셨더라고요. 올해 가장 큰 선물을 받은 것 같아서 정말 좋았어요.
Q 3라운드 탈락의 위기에서 막판에 추가합격이 결정됐잖아요. 그때는 기분이 어땠어요?
A 제 이름이 불렸을 때 믿기지 않았어요. 기쁨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저는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거든요. 노래를 부르면서 춤을 격하게 추다 보니 보컬이 흔들리기도 했고요. 연습한 만큼 무대에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해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추가합격이라는 얘기를 듣고 “제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겠다”라고 생각했어요.
Q 경연을 준비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나요?
A 극적으로 4라운드에 진출하면서 부담감이 정말 컸어요. 심적인 압박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릴 정도로요. 그래도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의 조언과 응원 덕분에 용기를 얻을 수 있었어요. “마음이 힘들 때 서령 씨의 노래를 듣습니다”, “영혼뿐 아니라 마음까지 정화되는 느낌입니다”, “서령 씨 노래를 들으면 점점 빠져들고 기분이 좋습니다” 등의 댓글이나 DM이 저를 일으켜 세웠죠. 제 노래로 다른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할 수 있다니,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힘이 생겼어요.
Q <트롯 전국체전> 방영 도중에 팬카페도 생겼다고요.
A 맞아요! ‘서령서령 빛나는 윤서령 팬카페’라고 지어주셨더라고요. 처음으로 생긴 팬카페에 출석체크도 열심히 하면서 팬분들과 소통하고 있어요. 한 분 한 분씩 답장을 해드리진 못해도 늘 팬분들의 메시지를 읽고 있답니다. 제가 아직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딸처럼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할 따름이에요. 댓글을 읽으며 어떤 점을 고치고, 보완해야 할지를 항상 참고해요. 팬분들이 마치 엄마, 아빠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앞으로도 좋은 노래를 들려드리는 ‘효녀’가 되고 싶어요.(웃음)
트롯에는 ‘한’과 ‘흥’이 있어요
Q 본격적으로 트롯을 시작한 지는 이제 2년이 채 되지 않았어요. 처음 트롯에 눈을 뜨게 된 계기를 알고 싶어요.
A 고등학교 1학년 때 고향인 청주에서 열린 ‘무심천 벚꽃 가요제’에 참가하고 나서부터예요. 트롯 가수로 활동하고 계신 저희 아빠께서 저한테 “트롯으로 가요제를 나가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해주셔서 나갔는데 생각지도 못한 금상을 받은 거예요. 그때 출전했던 곡이 혜은이 가수님의 ‘새벽비’였어요. 수많은 사람 앞에서 노래하고 무대에 서 있는데 딱 느낌이 왔어요. “아, 나는 무대 체질인가?”(웃음). 제가 어느새 즐기고 있더라고요. 그 순간 트롯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Q 지금의 윤서령을 만든 노래는 역시 ‘새벽비’였네요. <편애중계>에서도 이 노래를 통해 ‘입덕’한 팬이 많던데요.
A 감히 제 ‘인생 노래’라고 말할 수 있어요. ‘새벽비’는 제 이미지와 어울릴 것 같다면서 아빠께서 추천해주신 노래인데, 결국에는 신의 한 수가 됐어요. 노래에 어울리는 춤과 제스처를 연구해서 열심히 연습했죠. 지금도 어딜 가면 많은 분이 ‘새벽비’ 윤서령이라고 말씀하세요. 개인 SNS에서 라이브 방송을 켜면 팬분들이 항상 신청하는 곡이기도 하고요. 저를 사람들에게 알린 고마운 노래예요.
Q 학교에서 경기민요를 전공했는데, 트롯이라는 장르를 하는 데 있어서 영향을 받았을 것 같아요.
A 어느 정도 도움이 됐어요. 예를 들면 꺾기라든지, 발성 같은 부분이요. 엄밀히 말하면 트롯과 경기민요 창법은 달라요. 하지만 성량 면에서는 확실히 연관이 있어요. <편애중계>에서 부른 ‘회룡포’라는 노래에서 시원하게 지르는 파트가 있었는데, 방송에서 제 성량이 화제가 되었더라고요.
Q 폭발적인 가창력과 함께 화려한 퍼포먼스도 크게 주목을 받았어요. 무대에서 나만의 매력을 보여주는 비법이 있다면요?
A 비법이라기보다는 저만의 ‘끼’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밝은 에너지가 바로 제가 가진 장점이 아닐까 싶어요.(웃음) 주변에서도 제가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신이 난다고 하더라고요. 실제로 무대에 있을 때 관객석을 콕 짚어 가리키면서 씩 웃거나 윙크를 하면 어르신들이 좋아하시는 게 보여요. 그러면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져서 웃게 돼요. 사람들을 웃게 할 때, 트롯 가수로서 가장 행복감을 느껴요.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힘을 충전할 수 있는 비타민 같은 가수를 꿈꿔요.
제 노래를 듣는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위로가 되고 싶어요”
Q 윤서령에게 트롯이란 어떤 의미인지도 궁금하네요.
A 트롯에는 ‘한’과 ‘흥’이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게 참 좋은 것 같아요. 사람들이 트롯에 담긴 한을 오롯이 느끼잖아요. 반대로 신나는 세미 트롯을 들을 때는 저절로 춤을 추고 즐기기도 하고요. 사람들을 울리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면서, 트롯에는 참 신기한 매력이 있어요.
위로와 행복을 전하는, 가수 윤서령
Q 트롯소녀부터 시작해 트롯요정, 트롯계 아이유, 끼쟁이, 인간 피로회복제까지 수많은 수식어를 보유한 ‘별명 부자’예요.
이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또는 불리고 싶은 수식어가 있나요?
A 일단 저를 많은 별명으로 불러주신 것만으로도 너무 좋았어요. 이제부터 더 많은 수식어를 불러주시면 저는 계속 행복할 거예요.
인상 깊었던 것을 꼽자면 ‘트롯계 아이유’!(웃음) 예전부터 아이유 가수님 팬이기도 했고, 솔로 아티스트 아이유가 가지는 상징이 있어서 정말 기분 좋은 수식어인 것 같아요.
Q 항상 밝게 웃으며 노래하는 모습에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져요. 왠지 잘 때 빼고는 늘 활짝 웃고 있을 것만 같아요.(웃음) 평소 성격도 ‘파워 긍정’인가요?
A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아무도 모르는 저만의 수도꼭지가 있어요. 자책이 많은 편이라 자신을 채찍질하는 경향이 있어서 의외로 눈물이 많답니다. 노래연습을 하면서도 남들과 비교하면서 “저렇게만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난 아직 부족해”라는 말을 자주 해요. 그래야 제가 더 노력한다는 그런 강박관념이 있어요. 하지만 많은 분이 제게 좋은 말씀을 주셔서 그로 인해 성장하면서 많이 배워요. 한번 넘어져봐야 위로 올라간다는 생각으로요.
Q 잠시 ‘학생 윤서령’의 시점으로 돌아가 보면, 이제 고3이 되었어요. 2021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생각해봤나요?
A 대학 입시계획을 슬슬 세워볼 생각이에요. 어떻게 보면 경기민요를 전공하다 갑자기 진로의 방향을 바꾼 거잖아요. 현재도 학교생활과 가수 활동을 병행하고 있는데 계속해서 청주와 서울을 오가며 꿈을 향해 나아갈 거예요. 다른 친구들과 다르게 사회에 먼저 나오게 됐고, 지금까지 열심히 해온 만큼 포기하지 않고 더 성장해서 10대의 마지막을 마무리할 계획이에요.
Q 그럼 올해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윤서령이라는 사람을 더 알리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트롯 경연 프로그램에 주로 얼굴을 비췄잖아요. 올해는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버라이어티 예능에서 활기차고 밝은 모습을 보여주거나, 토크쇼에서는 저만의 끼를 방출하면서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을 마음껏 보여드리고 싶어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도 살짝 들려주세요.
A 지금까지 하지 않았던 슬로우 템포의 곡이나 정통 트롯에도 도전해보고 싶어요. 젊은 세대에게도 다가갈 수 있도록 발라드 같은 대중가요를 불러볼 수도 있고요. 참, 최근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어요. 팬분들께서 학교 브이로그나 댄스 커버 영상을 요청해주셔서 어떤 식으로 색다른 콘텐츠를 선보일지 계속 고민하는 중이에요.
Q 가수 윤서령이 꿈꾸는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A 사람들이 저를 보면서 힘을 충전할 수 있는 비타민 같은 가수가 되고 싶어요. 노래는 사람의 감정을 들었다 놨다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아직 어리지만 많은 사람에게 인정받는 가수가 되어서 제 노래를 듣는 누군가에게 즐거움과 위로가 되고 싶어요. 인터뷰를 읽게 될 <MODU> 독자들, 그리고 10대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해주세요. 꿈은 언젠가 이루어진다! ‘나는 무엇이든 잘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저와 같이 힘내서 꼭 멋진 꿈을 현실로 만들어보아요. 모두 모두 파이팅!
글 이은주 ●사진 손홍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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