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인식으로 자각하지 않고도 가장 편안한 상태를 만들어주는 것이 핵심”
감성인식기술은 아직은
조금 낯선 용어다.
실제로 상용화된
기술로는 어떤 것이
있을까?
컴퓨터와 하드웨어가 발달하면서 인공지능 기술도 훨씬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운전자가 선호하는 온도에 맞춰 에어컨을 작동하는 자동차, 착용자의 행동 패턴을 읽고 활동적으로 움직이도록 추천하는 웨어러블 기기 등은 이미 상용화돼 있다.
가상인간의 경우 감성인식기술전문가들이 이들의 표정을 자연스레 보일 수 있도록 딥러닝을 학습시킨 뒤 동작을 따서 입힌다. 그리고 가상인간이 직접 SNS를 만들어 활동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그들의 반응을 검증한다. 그래서 가상인간으로 대체하기 쉬운 직업이 바로 모델과 아나운서다. 실제로 세계 3대 패션 스쿨인 ‘센트럴세인트마틴’에서는 가상모델을 패션쇼에 세우는 기술을 가르치고 있다. 디자이너가 원하는 이상적인 모델을 직접 만들고, 장소 또한 몰입도 높게 합성해 만들 수 있더라.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는 말처럼
감성인식기술전문가에게는
드러나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이
가장 어려울 듯하다.
그렇다. 이용자조차도 ‘나도 내 마음을 몰라!’라고 할 만큼, 인간의 진짜 속마음을 모르겠다는 것이 정말 어려운 점이다. 물론 재미있는 부분도 있다. 어르신들은 인공지능 스피커가 질문에 제대로 답변을 못하더라도 그 대화를 이어가신다. ‘사랑이 뭘까? 인생은 뭘까?’ 하며 10분 넘게 대화를 이어가시는데, 그 기록이 아주 재밌다.
실버로봇의 경우 사람이 집에 오면 마중을 나가기도 한다. 그럴 때는 ‘너가 자식보다 낫구나’라고 하신다. 이런 면을 보면 ‘인간에겐 누군가 필요하구나’ 하고 깨닫게 된다. 이게 또 감성인식기술의 백미다.
신설되는 국민대
AI디자인학과는 내년
첫 신입생을 맞는다.
교수님은 AI디자인학과에
전임교수로 부임했는데,
학과에 대해 소개하자면?
나는 디자인과 예술을 공부하고 컴퓨터비전, HCI분야 공학 석, 박사 학위를 다시 취득했다. 융합분야에 대해 내 자신에게 실험을 해본 것이다. 8년여간 여러 기업체와 정부 사업의 과제를 수행하면서 대학원에서 전공한 인공지능을 실생활에 녹이는 방법과 실무진을 양성하는 방법은 없을까 고민했다. 그래서 먼저 국민대 테크노디자인전문대학원 디자인사이언스학과와 AI디자인전공을 신설하고 학과장이자 전담교수로 여러 학생에게 새로운 교육 프로그램을 적용해왔다.
2022년 조형대학에 신설되는 AI디자인학과는 이러한 2년간의 노하우를 반영한 학부인 만큼,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에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디자이너와 엔지니어로서의 역량을 함께 길러주려 한다. 기사에 따르면 이 분야는 수요에 비해 인력 공급은 거의 6분의 1 수준이라고 한다. 전체 산업 로드맵으로 보면 앞으로 감성인식과 AI디자인 분야의 인력 수요와 적용 산업은 훨씬 넓어질 것이다. 지원자들의 코딩 등 단편적인 기능보다는 이 분야에 관심이 있고, 새로운 학문에 대한 이해력,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좋으며 새로운 분야를 주도적으로 개척할 수 있는지를 눈여겨보고 선발하려 한다.
사람의 마음에 관심을 갖고,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는
직업으로 보인다.
감성인식기술전문가에
어울리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초반에는 전자공학과 컴퓨터공학 등 공학 중심으로 시작된 분야지만 국내외 주요 글로벌 기업에서 인류학, 심리학, 철학 및 디자인 등 비공학분야 전공자들이 감성인식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얼리어답터로서 기술이나 서비스를 사용해보고, 원리를 이해하면서 무엇이 불편한지 콕 짚을 수 있는 사람에게도 잘 어울리는 직업이다. 사실 ‘파이썬’ 등 유명 프로그래밍 언어 개발자와 개발사의 궁극적 목표는 허들을 낮추는 것, 즉 코딩을 직접 하지 않아도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발자의 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코딩을 할 줄 아느냐, 모르냐보다는 논리적으로 사고할 줄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필수적이다. 다학제적 분야이니만큼 서로 다른 전문가 사이의 협업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으므로 다른 분야를 이해하고, 언어를 맞추는 것을 잘하는 친구들이 유리하다.
글 전정아
사진 손홍주, 감성과학연구센터,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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