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U 스페셜

[MODU 스페셜] 유투버라면 주목할 영상 산업

MODU 모두매거진 2021. 10. 21.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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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폰 하나로 보고,
만들 수 있는 내 손 위의 방송국

 영상 산업 

창작자와 구매자의 관계가 점점 허물어지고, 가까운 미래에는 모두가 1인 창작자가 될 것이라고 전문가가 예측하는 가운데, 영상 산업은 지금 무엇을 향해 발전하고 있을까?

 

뉴미디어라는 말이 익숙해지는 것을 넘어, 전통적 미디어와 뉴미디어 중 어떤 것을 주로 시청하느냐에 따라 기성세대와 신세대를 구분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시청자는 ‘어떤(What)’ 콘텐츠를 시청하기 위해 TV가 제공하는 영상을 수동적으로 소비하는 객체가 아니라, 원하는 영상을 ‘어떻게(How)’ 시청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그것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능동적 구매자가 됐다. 원하는 영상을 무료로 보기 위해서는 광고를 시청하며 시간을 비용으로 지출하거나, 프리미엄 구독서비스를 결제하여 콘텐츠에 재화를 지불한다. 이제는 지긋지긋할 만큼 익숙해져버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어디서든 원하는 영상을 소비할 수 있는 뉴미디어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변화한 세상에서 창작자는 여러 세대를 끌어안는 절대 다수의 대중을 위한 영상이 아닌, 특정 계층의 재미와 정보 충족을 위한 한 분야의 영상을 올리며 그것으로 가치를 창출한다. 현실과 연결된 온라인 플랫폼(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 영상을 올려 최소 한 사람 이상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끌 수 있다면 누구나 개인방송국을 만들어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수 있다.

 

유튜브 구독자 150만 명을 보유한 요리 크리에이터 ‘승우아빠’는 동영상 조회수가 520만 회에 달하는 ‘라면은 사드세요… 제발’이라는 영상으로 50만 구독자 크리에이터에서 100만 구독자 크리에이터가 되었다. 밀가루를 가지고 반죽을 시작해 그것을 숙성하고, 제면기로 길게 면을 뽑아내더니, 구불구불한 라면의 모양을 성형하기 위해 멀쩡한 채를 니퍼로 잘라 평평한 면을 일일이 집어넣는 모습은 어이가 없어 웃기면서도 그 정성에 시청자로 하여금 구독을 누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11분 32초 남짓의 영상은 결국 라면은 사 먹는 게 맛있다는 결론으로 끝나지만(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미디어 창작자로서 대중을 설득하기 위해 어떤 영상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TV나 영화관에서 돈 혹은 수신료를 내고 구입하던 기존의 영상 산업은 콘텐츠가 좋으면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국내 관객이 천만 명을 넘었고 골든 글로브 상까지 수상한 영화 <기생충>은 감독이 잘 만든 영화이기에 입소문이 났다. 반면, 지금의 영상 산업은 콘텐츠의 질은 반드시 좋아야 하되, 어떤 타깃을 만족시킬지 목표를 명확하게 잡아야 한다. 또, 한 분야를 깊게 파고들어가야 시청자를 만족시킬수 있다. 디지털 기술 변화에 대응하는 기업 전략의 탁월한 연구자 바라트 아난드의 말처럼, 사용자와의 연결에 집중하지 못하면 콘텐츠에 성공할 수 없다. 가수들의 유명 곡 춤을 따라 하여 인스타그램과 유튜브 등에 동영상을 올리던 크리에이터 남매 ‘땡절스’는 영상을 올릴 때마다 남매의 놀라운 춤 실력과 더불어 카메라 촬영 능력에 대한 댓글이 꼭 달린다. 시청자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고 이들은 ‘거실뱅크’나 ‘거실 1열 직캠’ 등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하여 영상을 생산한다. 최근에는 몇몇 아이돌이 홍보를 위해 이들의 집을 찾아 ‘거실뱅크’를 촬영해 시청자를 웃게 만들기도 했다.

 

영상 산업의 주요 수입원은 광고이다. 2021년 상반기 국내 동영상 광고 시장 규모는 약 6461억 원으로 집계됐다. 디지털 마케팅 전문업체 리서치애드가 발표한 ‘비디오 리포트’ 자료에 따르면, 동영상 광고가 가장 많이 사용된 매체는 유튜브로, 상반기 내내 1위 자리를 유지했다. TV 광고시장이 점점 감소하는 추세인 가운데, 온라인 동영상 광고 시장 규모는 매달 증가 추세이다. 또한, 요즘은 유명 아이돌이나 모델처럼 크리에이터의 굿즈 판매도 수익성이 좋다.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구독자가 많은 200~300만 크리에이터보다 크리에이터를 ‘덕질’하는 ‘찐팬’이 많은 50만 크리에이터의 굿즈 판매가 수익성이 높다고 한다. 대형 크리에이터의 팬은 굿즈를 하나만 사지만, 중소규모 크리에이터의 팬은 굿즈를 색깔별로 사거나 종류별로 구입하는 등 크리에이터를 위한 반복소비를 적극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영상 산업이 창작자 중심의 수익기반을 가져가며 개인 창작자가 지녀야 할 윤리적 요구인 미디어 리터러시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2020년 유튜브 기반 크리에이터들은 광고를 받았다고 제대로 표시하지 않는 탓에 ‘뒷광고’ 논란에 시달리며 자격 논란을 겪거나, 지난 6월에는 아프리카TV에서 몇몇 BJ가 가상화폐 홍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려고 했다는 법적인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다. 온라인 기반은 처벌 수위가 낮거나 다르게 적용하던 기존의 법이 계속 바뀌고 있는 데다 시청자들의 의식 수준이 점점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크리에이터를 꿈꾸고 있다면 내가 겨냥하는 주요 시청자가 어떤 윤리의식을 요구하는지 기본 소양을 갖출 필요가 있을 것이다.

 

시청자는 더 빠른 시간에, 좀 더 재미있게, 내가 요구하는 콘텐츠를 내가 좋아하는 크리에이터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구현해주기를 요구한다. 지적재산권(IP)이 중요해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나만이 승부할 수 있는 독특한 세계관이나 지식이 있다면 당장 동영상을 찍어서 올려보자. 반응이 돌아온다면, 영상을 좀 더 짧게도 만들어보고, 길게도 만들어보고, 시청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해보자. 좋은 콘텐츠를 계속 생산하며 시청자와의 연결을 놓치지 않는다면, 이 글을 읽는 독자 모두 몇 개월 뒤에는 100만 구독자를 거느린 크리에이터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글 김나래 ●그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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