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U 직업인 이야기

[MODU 직업인 인터뷰] 메타버스가 혁명이 된 사연

MODU 모두매거진 2022. 5. 23.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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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발견, 미래를 열다

메타버스 연구원

 

메타버스는 반짝 뜨고 사라지는 유행일까, 아니면 정말로 우리의 삶을 뒤바꿀 혁명일까? 누군가 고개를 갸우뚱하며 질문을 던지면 메타버스 연구원은 명쾌하게 해답을 내려줄 수 있다. 미지의 세계로 가장 먼저 ‘접속’하여 메타버스가 가져올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연구원을 만나 메타버스의 현재와 미래를 짚어봤다.

 

 

 

 

 

 

메타버스는 어떻게 혁명이 되었나

메타버스가 왜, 하필, 지금 급부상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배경에는 복합적인 요인들이 존재한다. 먼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비대면 온라인 시대의 개막을 빼놓을 수 없다. 재택근무나 온라인 교육 등 사회 전반적으로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밖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지 않더라도 가상공간에서 공존감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은 자연스레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지게 했 다. 지금도 메타버스 안에서 입학식, 수학여행, 콘서트, 팬 사인회 를 여는 등 시공간의 제약을 극복한 디지털 소통이 활발하게 이루 어지는 중이다.

 

두 번째로는 기술의 발전을 들 수 있다. AR과 VR, 인공지능, 블록 체인, 5G 네트워크 등 혁신을 거듭해온 정보통신기술이 서로 융 합되어 메타버스를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이다. ‘구글’ 은 온라인에서 3D로 세계여행을 떠날 수 있는 ‘구글어스 VR’을 출시하고, ‘마이크로소프트’는 3D 환경으로 구성된 디스플레이 모델을 실제로 보고 만지는 MR(혼합현실) 환경에 최적화된 ‘홀로 렌즈2’를 도입해 협업 공간을 제시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ICT 산업의 생태계에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메타버스 서비스를 앞다투어 내놓는 상황에서, 국내에서도 메타버스에 대한 연구는 가장 뜨거운 분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새로운 세상을 여는 길잡이가 되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는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정책을 만드는 싱 크탱크라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서 현재 메타버스 정책 관련 전략 과 기획을 연구하면서 거시적인 정책의 한 줄기를 담당하는 사람 이 메타버스 연구원이다. 국가에서 신기술 전략을 발표하기 전, 대개는 선행연구를 실시한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에 대한 본격적 인 연구가 시작되던 2019년에는 ‘실감 콘텐츠 산업 전략’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가상현실 산업을 활성화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 그리고 올해 1월, 정부에서 ‘메타버스 신산업 선 도 전략’을 발표하면서 메타버스 산업의 몸집을 키우고 이와 관련 한 예산을 늘려가기로 했다. 메타버스 연구원은 미래의 새로운 성 장 동력을 찾는 이 모든 일련의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메타버스의 ‘빛과 그림자’를 함께 연구한다. 우선 메 타버스와 관련해 어떠한 신기술이 있는지, 그 기술은 어떤 서비스 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또한 메타버스는 어떤 식으로 발전할 것 이며 전망은 어떻게 될지를 전반적으로 연구하고 지속적으로 이 슈 리포트를 발행한다. 또한 메타버스가 사람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지, 위험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을지에 대한 모든 것을 총괄하는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특히 메타버스에서 일어나는 각종 범죄가 우려되는 만큼 부작용을 규제하는 대비책 을 세워야 한다. 끝없는 분석과 예측을 통해 머지않아 다가올 메 타버스 시대를 ‘미리 보기’ 해주는 길라잡이 같은 직업이다.

 

 


 

메타버스 연구원이 말하는 직업 이야기

 

“디지털 우주 속 나만의 행성을 만들어보세요”

이승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메타버스연구팀장

 

 

국내에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도입되기 전부터 이 분야를 연구해오 셨다고 들었어요. 그동안 어떤 성과를 이루셨는지 궁금해요.

인터넷이 처음 나왔을 때, 이것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지를 많은 사람이 믿지 않았어요. 마찬가지로 지금은 메타버스라는 거대한 혁명이 다가오 고 있는 상황에서 사람들에게 제대로 설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죠. 사 실 메타버스는 갑자기 ‘짠’하고 나타난 개념이 아닙니다. 우리가 알고 있 는 다양한 기술의 조합으로 만들어지죠. 인공지능이나 네트워크와 같은 기술은 굉장히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어요. 저는 인공지능과 XR, 실감산 업 분야를 연구하다 2021년 3월 <로그인 메타버스: 인간×공간×시간 의 혁명>이라는 이슈 리포트를 발표했는데, 연구소 창립 이래로 ‘최단 기 간, 최다 다운로드’라는 기록을 세웠다고 해요. 이렇게 메타버스로 향하 는 뜨거운 관심에 힘입어 평소 사람들이 메타버스에 대해 가장 궁금해 할 법한 내용들로 구성해 그해 여름에 <메타버스 비긴즈>라는 책을 출간 하기도 했죠.

 

 

<메타버스 비긴즈> 책에는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요?

제가 자주 받는 세 가지 질문이 있습니다. “메타버스가 대체 뭐죠?”, “메 타버스는 정말로 돈이 되나요?”, “메타버스는 기존 서비스와 비슷해 보 이는데 어떤 점이 새로운가요?”인데요, 책에 이런 궁금증들에 대한 답 을 담았습니다. 메타버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은 무엇인지, 메타버스가 비상하기 위한 조건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다양한 시각으로 분석했거든 요. 여기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내용들, ‘메타버스의 수익 모델’이나 ‘메타버스와 문화·예술’을 주제로 한 후속작도 준비 중입니다.

 

 

메타버스라는 미지의 세계에 깊게 발을 들이시고 흥미를 느낀 순간 이 있었다면 언제인가요?

‘메타버스 안에서 돈 버는 방식이 바뀌겠다’라는 확신이 들었을 때요. 메 타버스 플랫폼으로 수익을 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으면서 ‘이것 이 결코 작은 변화가 아니구나’라고 느끼는 배움의 순간들이 있었어요. 제페토 크리에이터, 그리고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메타버스를 연구하는 일은 불과 2년 전에는 없었던 직업이잖아요. 메타버스 세상에서의 무궁 무진한 가능성을 발견했을 때 즐거웠던 기억이 나네요.

 

 

연구원이라는 직업을 떠올리면 늘 책상에 앉아 딱딱한 내용의 책을 읽고 있을 것만 같은데, 이것도 오해겠지요?

맞아요. 의외로 사람들을 많이 만납니다. 만약 어떤 연구 주제에서 가 설을 세웠다면 실제로 사례를 찾아 나서는 거죠. 지금 제가 이렇게 인 터뷰를 하고 있듯이 저도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눈답니다. 또, 작은 것들이라도 꼭 기록으로 남겨놔야 해요. ‘기록의 축적’이 있어야 연구의 결과를 쌓아 올릴 수 있거든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하고, 다른 사람의 연구와 차별점도 찾아야 하는 긴 과정을 겪다 보면 지루한 순간 이 있기도 하지만, 기록을 축적하는 시간 동안 즐거움을 느끼는 게 더 커요. 비단 메타버스 연구원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여러분도 나만의 블로그나 유튜브에 시간 날 때마다 작은 기록을 남겨보길 추천 합니다. 누가 보든, 보지 않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아요. 모든 기록은 나 의 자산이 됩니다.

 

 

우리나라 메타버스 연구의 선구자로서 기록을 축적해오면서 시행착 오나 애로사항을 느낀 적은 없나요?

인식의 문제가 큽니다. 전에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를 하면 강한 저항에 부딪힐 때가 있어요. 현재 메타버스가 산업 전반을 변화시키고 있는데 요. 가령, 예술 분야를 보면 앞으로는 인공지능이 작사·작곡을 도와주고 가상인간이 노래를 하는 세상이 올 겁니다. 그러면 메타버스 안에서 다 른 방식으로 내가 뮤지션이 될 수 있는 거예요. 마찬가지로 웹툰 작가가 아닌 AI 페인터가 그려주는 웹툰이 곧 출시될 수도 있지요. 사람의 재능 이 없어도 도구가 대신해 부가가치를 만들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변화 의 지점에서 ‘이것은 예술이 아니다, 아티스트라고 볼 수 없다’라는 반대 의견이 나오면서 사회적으로 논란이 점화될 수 있겠죠.

 

 

가상세계에서 해킹이나 사생활 침해 등 디지털 범죄 문제가 수면 위 로 떠오르면서 메타버스의 부작용을 우려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대책도 연구하고 있나요?

물론입니다. 문제를 해결할 때는 크게 두 가지 접근 방식이 있는데요. 첫 번째는 기술적인 조치를 취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2016년에는 가상공 간에서 성추행 사건이 생겼습니다. VR 게임에서 어떤 아바타가 다른 아 바타에게 자꾸 손을 대는 거예요. 그래서 이 서비스를 만든 기업이 나에 게 위협을 가할 것 같은 다른 아바타를 저지할 수 있는 ‘퍼스널 버블’ 기 능을 추가했습니다. 또, 제도적인 해결 방법이 있어요. AR 게임인 ‘포켓 몬 GO’가 유행했을 때 사용자가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등 각종 안전사고 가 발생했어요. 그래서 게임 접속 시간이나 이동 속도를 제한하자는 이 야기가 나왔었죠. 이처럼 가상세계에서 사회문제가 발생한다면 정부가 규제해야 하는 경우가 반드시 생길 거예요. 앞으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전망하고, 미리 고민해서 대비하는 것도 메타버스 연구원이 해야 할 일 입니다.

 

 

알면 알수록 놀라운 메타버스의 세계를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씀이 있나요? 긴 시간 동안 변화는 시작됐고,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고 있어요.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초창기에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발견의 기쁨도 반드시 존재해요. 다른 시선을 두려워할 필요 없이 묵묵하게 자기 길을 걸어가면 됩니다. 모두가 연결될 수 있는 메타버스 사회에서 저는 하나의 연구 플랫폼이 되고 싶어요. 이 분야의 연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저만의 ‘연구 행성’에 오셔서 같이 놀기도 하 고 자료를 공유하면서 서로 소통하면 좋겠습니다.

 

 

 

 

글 이은주 ● 사진 바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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