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U 직업인 이야기

[MODU 직업인 인터뷰] 너가 구매한 제페토 옷 만드는 사람은?

MODU 모두매거진 2022. 5. 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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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속 아이디어,
세상에 없던 아이템이 되다

 

메타버스 플랫폼 크리에이터

 

 

네이버제트가 개발한 <제페토>는 얼굴 인식과 증강현실, 3D 기술을 활용해 만든 아바타로 친구를 사귀고 소셜 네트워크 활동을 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현재 전 세계 200여 개 국가, 3억 명 이상의 마음을 사로잡아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제페토에서는 아바타가 입을 패션 아이템, 탐험할 수 있는 월드도 이용자가 직접 제작해 사고팔 수 있다. 이렇게 메타버스 속 아이템을 판매해 수익을 얻는 이들이 바로 메타버스 플랫폼 크리에이터다. 메타버스 속 나의 개성을 돋보일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드는 크리에이터를 직접 만나 아이템 제작 과정과 직업적 전망을 물었다.

 

 

 

 

제페토에서는 ‘크리에이터’를 굉장히 넓은 범주로 보더라고요. 제페토 크리에이터는 정확히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가요?
간단히 말하면 ‘제페토’라는 플랫폼을 무대로 무엇이든 창작하는 사람이에요. 아바타가 착용할 수 있는 아이템과 월드를 만드는 3D 모델러부터 SNS 스타나 유튜버처럼 라이브 방송을 하고 사람들과 소통하는 인플루언서까지 모두 제페토 크리에이터라고 할 수 있죠.

 

 

제페토의 아바타나 아이템은 3D 모델링 프로그램으로 만든다고 들었어요. 정확한 과정이 궁금해요.
저는 간단한 스케치부터 시작하는데요, 예를 들어 화이트데이와 같은 기념일을 앞두고 있다면 막대사탕이 빙글빙글 돌아가는 효과를 주는 콘셉트의 드레스를 만들어보는 거예요. 여러 사진 자료를 찾아보고 스케치한 뒤에는 3D 모델링으로 대략적인 모양을 만들어요. 이때 ‘블렌더’라는 툴을 이용하고, ‘포토샵’, ‘섭스턴스페인터’ 등을 이용해 옷에 색을 넣거나 옷의 질감을 살리는 텍스처링(Texturing) 과정을 거쳐요. 옷이 반짝이거나 폭죽이 터지는 등 여러 효과는 ‘유니티’라는 엔진에서 더해요. 그리고 유니티 속 제페토 폴더에 내가 만든 옷을 올린 뒤 제페토 월드에서 작동할 수 있는 파일로 전환합니다. 그리고 제페토 스튜디오에 제품을 올리면 심사를 거쳐 판매할 수 있어요.

 

 

정성 들여 만든 아이템이 모두 판매되는 건 아니군요.
제페토가 제공하는 템플릿을 사용한 아이템은 저작권이나 초상권을 침해한 것이 아니라면 디자인 때문에 거절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직접 3D 모델링을 해서 만든 아이템이 주로 문제가 되죠. 아바타가 옷을 입고 걸을 때 옷이 뚫리거나, 몸의 일부가 사라지는 등 기술적 오류 때문에 탈락하거든요. 심사에 통과하기까지 일주일에서 길면 3주가 걸려요. 제페토 크리에이터 프리미엄 멤버십에 가입하면 심사가 조금 더 빠른 편이에요.
베스트셀러 아이템을 기획하는 것부터가 중요하겠어요.
물론이죠. 처음에는 무난하고 깔끔한,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만들었더니 판매 실적이 부진했어요.(웃음) 그때부터 남이 입고 싶을 만한 디자인을 찾기 시작했어요.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에서 돋보일 만한 옷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저의 제페토 아이디인 ‘돌(DOLL)’에서 따와 인형이 입을 법한 레이스가 나풀거리고 화려한 아이템을 디자인했는데 반응이 좋더라고요. 요즘은 데일리 룩, 러블리 룩 등 인기 아이템 섹션을 둘러보면서 트렌드를 파악하는데요, ‘신상’을 자주 보고 많이 만들어보는 게 비결이랍니다.

 

 

제페토의 아이템은 ‘나이키’, ‘구찌’ 등 브랜드 컬래버레이션으로도 유명하잖아요. 아이템 크리에이터로서 인지도를 쌓으면 협업할 수 있는 건가요?
맞아요. 자체 제작 아이템을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브랜드, 기관의 아이템을 만드는 협업으로 광고 수익을 내는 경우도 아주 많으니까요. 저는 ‘UN평화유지군’과 함께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사막과 콘퍼런스 홀 등의 맵을 만들고 푸른색 베레모와 총기 등의 아이템을 제작하기도 했죠. 제페토 스튜디오에서 아이템 판매 현황과 수익 등은 알 수 있지만 내 아이템을 홍보하고 인플루언서가 될 수 있도록 마케팅하는 것은 모두 자기 몫이에요. 그래서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채널처럼 다른 SNS를 운영하면서 이름을 알리는 것도 필수적이죠.

 

 

빠르게 변하는 신기술, 정확한 정보 공유가 중요해
소담 님은 메타버스 플랫폼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기 전 인형 리페인터로 일하셨죠. ‘인형새댁’이라는 유튜브 채널도 그때 시작하셨고요. 두 직업의 분야가 굉장히 다르게 느껴지는데 직업을 바꾸게 된 동기는 무엇이었나요?
‘메타버스’라는 개념에 관심을 갖게 된 건 2020년 말이었어요. 당시 인형을 재가공하는 리페인터로 일하면서 회의감을 느끼고, 핸드메이드 작품을 만드는 데 드는 부담스러운 재료비 등으로 직업을 바꾸는 걸 고민하던 때였죠. 그때 메타버스 플랫폼 크리에이터로 일하면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이전에 3D 모델링에 대해 배웠던 터라 취미처럼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뛰어든 거예요. 그런데 두 직업이 유사한 부분이 많아요. 인형 리페인터도, 플랫폼 크리에이터도 예쁜 걸 만드는 사람이잖아요. 인형 옷 패턴은 포토샵 등 디지털로 만들어왔고, 의상에 대한 이해도와 미적 감각이 높다는 걸 강점으로 생각하고 시작한 일이 성공적인 전직의 계기가 됐답니다.

 

 

 

3D 모델링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이 있는 상태에서 시작하신 거였군요. 아무래도 3D 모델링 툴을 다룰 줄 아는 게 큰 도움이 되겠어요.
3D 모델링에 대한 지식은 정말 기본이에요. 많은 사람이 메타버스 플랫폼 크리에이터가 되기 위해 독학을 하는데요, 저는 크리에이터끼리 모여 정보를 교환하는 모임인 ‘크루(Crew)’에 합류하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 인기 아이템을 연구하고, 아이템 판매 수익을 추적하는 전문적인 분들과 함께하니 직업인으로서의 자세도 진지해지더라고요. 크루에 들어가자마자 만든 아이템이 전부 인기 순위에 올랐고요. 꼭 이름 있는 크루에 들어가라는 게 아니에요. 고립되지 않아야 최신 정보를 빠르게 배우면서 서로 의견도 나누고 발전할 수 있거든요.

 

 

신기술을 배우고 도전하는 데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직업이겠네요. 그렇다면 앞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크리에이터의 직업적 전망은 어떨 거라고 보시나요?
메타버스 프로그램에도 모바일 스튜디오가 생기고, PC 버전도 업데이트되는 등 플랫폼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요. 또 패션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만큼 ‘스낵컬처(Snack Culture, 짧은 시간 동안 간편하게 문화생활을 즐기는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소비하기 편리하죠. 메타버스는 누구와도 컬래버레이션할 수 있고 뭐든 만들 수 있는 공간이니 크리에이터의 발전 가능성은 말 그대로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해요.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하기만 했던 친구들도 크리에이터로 도전해보고 싶어질 것 같아요. 왕초보 크리에이터들에게 조언 한마디 남겨주세요.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초보 크리에이터들이 열심히 만든 아이템이 심사에서 탈락하는 경우가 많아요. 다 비슷한 지점에서 헤매는 것 같아서 그런 분들을 위해 유튜브 라이브 방송으로 소통하며 아이템을 수정해주고, 조언해주는 시간을 가진 적이 있어요. 오히려 제가 감사할 만큼 호응해주시더라고요. 또 제가 틀린 정보는 다른 고수들이 정정해주기도 했고요.(웃음) 앞으로도 종종 메타버스 플랫폼 크리에이터로서 나도 배우고, 남도 배울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제 유튜브 채널에서 만들어보려고 해요. 아이템을 만들면서 궁금한 게 생겼다면 놀러 오세요, 우리 같이 공부해요!

 

 

 

 

글 전정아 ●사진 바림 ●그림 이소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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