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함께하는 유토피아
‘순천시청 민원실에 투입된 AI 로봇’, ‘저소득 소외계층과 독거노인 돌보는 AI 로봇’ 등등…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은 어느새 사회 곳곳으로 들어왔다.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한다며 곱지 못한 시선을 받기도 하지만, AI를 유용하게 이용하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이번 달에는 사람보다 사람 같은 AI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그리는 직업인들을 만나봤다. AI에 휘둘리는 대신 지휘하는 전문가와 함께 AI가 만들어줄 유토피아를 살짝 엿보자.
인류를 위해 세상의 변화를 예측하는 기술 AI
2016년,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이세돌과의 바둑 대결을 승리로 이끌며 위용을 세계에 알렸다. 구글 딥마인드(Google Deepmind)는 AI가 무엇이며, 어디에 어떻게 활용하는 존재인지 세계인 모두에게 총 5회에 걸친 바둑으로 설득하고 뇌리에 박히도록 만들었다.
지난 5월 11일에는 전경련 회관에서 진행된 ‘과학·수학·정보 교육 정책 발전을 위한 포럼’이 열렸다. 이광형 KAIST 총장은 인공지능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2040년은 ‘인공지능’이 ‘인간지능’을 능가하는 시대다. 지금부터 인공지능에 대한 소양을 쌓아나가지 않으면, 그때 우리는 다른 국가가 구축한 인공지능의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다”라고 역설했다. 이제는 모두가 친숙해진 단어인 AI 기술은 현재 어디까지 발전했으며, 인간과 어떻게 공존하고 있을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AI 기술이 제일 빠르게 진보한 분야는 의료 분야이다. 보니 버거 MIT 교수와 브라이언 브리슨 교수 공동연구팀은 인간의 언어를 분석하여 미래의 행동을 예측하는 AI로 코로나19의 바이러스 변이를 예측하고 효과적으로 백신을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돌연변이는 유전자 염기서열 중 일부가 변하는 것이기에, 염기서열을 인간의 문법처럼 나열하여 AI에게 딥러닝하도록 한 것이다. AI 기술은 코로나19 팬데믹을 해결하는 데 가장 큰 기여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의료 서비스와 AI 기술을 접목하는 시도에 박차를 가하는 추세이다. 8월 12일 정부는 국산 AI 의료 소프트웨어 닥터앤서와 AI 구급차의 전국적 운영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정밀의료SW 선도계획’을 발표했다. AI 구급차는 강원도 소방청에서 2019년 시범 운영하여 그 효능을 이미 검증했다. 강원도 내 10년 동안의 구급 출동 실적과 환자 정보, 유동인구, 교통사고, 기상 여건 등의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러닝한 AI를 활용해 평균 출동 거리를 1.7km, 평균 출동 시간을 4분이나 단축했다. 전국적으로 확대된다면, 대형병원이 가깝지 않은 의료 소외계층의 사망률을 AI 구급차가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을 것이다.
다른 AI 주목 분야로는 인공감성지능 분야가 있다. 인공감성지능은 인간의 감정을 측정하여 이해하고, 반복된 학습으로 인간의 감정을 인식한 뒤 반응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인공감성지능 AI 기술은 ▶자동차 산업 ▶로봇 산업 ▶건강관리 산업 ▶고객 지원 서비스 산업 ▶교육산업 등에 활발하게 사용된다. 한 예로 디즈니는 적외선 카메라를 영화관에 설치하여 관객의 표정을 기록하여 감정을 분석했다. 이를 영화 장면과 일치시켜 관객 반응을 평가·예측한 뒤, 영화에서 관객의 선택에 따라 결말을 고를 수 있는 고객 참여형 스토리텔링 서비스에 활용했다. 또, 노인 인구, 1인 가구의 증가와 ‘코로나19 블루’로 보다 적극적인 감성 교류의 필요성이 떠오른 만큼 인공감성지능 AI 기술은 건강관리 산업에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인공감성지능 AI로 사람의 음성과 뇌, 근육 및 호흡기 건강을 측정하여 감정 상태를 분석, 우울증·자폐 증상 등을 치료하는 특수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었다. 예를 들어, 미국의 코끼토가 개발한 컴패년 MX는 자살 예측 애플리케이션으로 대화의 톤과 에너지, 말의 유동성 및 참여 수준을 분석하고 휴대전화의 활동 상태를 파악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위험 점수를 생성하여 주치의에게 알리고, 의사는 점수를 기반으로 필요시 개인에게 전화를 걸어 진료를 결정한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문제도 AI의 협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한다. 바다에 서식하는 식물성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 산소의 70%를 생산한다. 미국 NASA의 세실 루소 연구원은 인공위성에서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AI를 사용해 플랑크톤의 개체수와 정확한 분포를 측정한다.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또 다른 AI 기술을 사용,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와 식물성 플랑크톤의 관계를 연구할 예정이다. 이 연구는 세계 각국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감축하라는 파리기후협정에 보탬이 될 것이다. 한편, 재생에너지 사용에도 AI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320개의 대기업이 최근 RE100(Renewable Energy 100%) 제도를 도입했다. RE100은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만 100%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개념이다. 수출 중심의 무역기반을 갖춘 우리나라는 RE100 제도를 필수적으로 도입해야 한다. 서부발전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25%까지 늘리는 ‘신재생에너지 3025로드맵’을 수립하고 시설을 확충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설비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AI 레일로봇을 도입했다. 화재 징후를 사전에 인지할 수 있도록 딥러닝하고, 24시간 동안 실시간으로 설비 고장과 이상 여부를 관찰한다. 레일로봇 도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면 신재생에너지 발전소에 확대하여 적용할 계획이다.
기술은 언제나 인간보다 빠르게 발전하지만, 결국 기술은 사람을 돕는 형태로 발전하는 도구이다. 코로나19로 인해 화상 수업 기술이 발전했고, 비대면 서비스가 효율적인 방면으로 개선됐다. 기성세대는 기존의 방식이 변화한 것에 적응하기를 어렵고 두려워하지만, MZ세대라고 불리는 독자라면 비대면 기술에 빠르게 적응했을 것이다.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다시 학교에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변화한 환경에 기성세대보다 먼저 익숙해질 것이 분명하다. AI 기술은 변화에 적응하는 속도가 빠를수록 잘 사용하는 전문가가 될 수 있다. 다양한 산업에 AI 기술을 어떤 새로운 방식으로 접목할 수 있을지 눈여겨보자.
글 김나래 ●그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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