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U의 아트

[MODU의 아트] 이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들 알아보기

MODU 모두매거진 2021. 9. 16. 16:02
728x90

시대를 대표하는 인물을 마주 보다

특별전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 전문 미술관, 영국 국립 초상화미술관이 간직해온 명품 컬렉션 78점이 국내
최초로 공개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021년 첫 번째로 선보이는 대규모 해외 문화재 특별 전시에서 세계
역사를 빛낸 위대한 이들과 눈을 마주쳐보자.

 

 

“초상화라는 그림이 가진 특별한 매력을 만나보길” 국립중앙박물관 양수미 학예연구사

 

세계 역사와 문화를 수놓은 인물을 만나게 될 전시다. 전시의 주최 의도가 궁금하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매년 해외 중요 문화재를 우리나라에 소개해왔다. 전시를 기획할 때는 늘 오래된 유물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코로나19라는 위기 상황 속, 비대면의 시대에 역사를 빛낸 인물의 ‘얼굴’을 그린 초상화를 전시하는 데에 의미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초상화는 아주 오래된 장르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도 연결돼있다. ‘내가 의도하는 나의 모습’을 담은 그림이 초상화라면 SNS 속 셀피 또한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남들에게 ‘나를 보여주는 특별한 방식’인 초상화라는 예술 장르를 통해서, 일상이 된 SNS에 나를 보여주는 방식이 새로운 것이 아님을 떠올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작품 중 다수가 처음으로 영국 밖에서 전시됐다고 들었다. 최초로 한국에서 선보일 수 있었던 비법이 있었나?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2023년도까지 문을 닫고 공사를 진행 중이라 가능했다. 물론 전시 개최 결정 후 실제로 들여오기까지 정말 많이 노력했다. 유물을 주고받는 과정, 전시장에 설치하는 과정을 유물의 안전을 책임지는 상대기관 직원의 파견 없이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등 처음으로 시도해보는 일이 참 많았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 모두 국가를 대표하는 박물관인 만큼 서로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이 과정을 이겨냈다. 이번 전시는 그림 속 주인공의 삶과 초상화라는 예술 장르를 전시장이라는 제한된 공간 안에서 흥미롭게 풀어야 하는 점이 숙제였다. 그래서 초상화 주인공에 대한 이야기, 그림을 그린 작가의 이야기를 전할 수 있도록 전시장 중앙에 기록과 음악, 영상을 준비한 라이브러리 공간을 마련했다. 일부 작품은 그림의 뒷면, 적외선 촬영 사진, 세부 확대 사진도 볼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하면서 가장 애정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엘리자베스 1세의 초상화다. 보기에도 아주 화려하고 아름다워 여왕의 품위와 기품이 잘 느껴진다. 이 초상화에서는 그가 애써서 지키고자 했던 신념, 감당해야 했던 삶의 무게가 보인다. 평생 결혼하지 않고 국가에 헌신해, 유럽의 변방국 영국을 강대국으로 만든 기초를 닦은 왕으로서의 엘리자베스의 삶도 멋지지만, 여성이자 한 나라의 군주로서 어떤 삶을 살아갈지 과감한 결단을 내린 용기가 새삼스레 대단해 보였다. 그림에는 붉은 장미, 진주, 불사조 장식 펜던트 등 여왕이 좋아한 상징으로 가득한데, 모두 국왕의 위엄과 처녀로서의 순결함, 변치 않음을 상징하는 것들이다. 한 사람의 초상이라기보다는 영원히 변치 않을 국왕으로서의 모습을 선언하는 그림이라 가장 마음에 남는 작품이다.

 

 

 

아직 전시를 보지 않은 청소년에게 한마디 부탁드린다.


세계의 역사, 문화를 빛낸 76명의 인물을 만날 수 있는 전시다. ‘역사 덕후’라면 세계사적 인물을, 문학, 예술, 사회 운동, 정치 등에 관심이 있다면 그 분야의 위대한 인물을 만나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다. 특히 16세기 이후 세계사를 누빈 인물의 초상화가 다수 전시되기 때문에 1500년대 이후 유럽의 역사에 대해 다룬 교과서의 글, 참고 자료를 보고 오면 좋다. 전시장에서 초상화 속 주인공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그의 업적을 떠올려보거나, 전시장 속 다른 그림 속 주인공과는 어
떤 관계가 있는 인물인지 연결 지어 생각해보는 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세계를 빛낸 76명의 초상화 명성, 권력, 사랑과 상실, 혁신, 정체성과 자화상이라는 주제로 본 76명의 초상화와 초상화를 그린 화가들의 이야기.

 

윌리엄 셰익스피어 ⒸNational Portrait Gallery, London

윌리엄 셰익스피어

약 160년 전,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의 설립 자들은 ‘명성의 전당’을 꿈꿨다. 그들이 처음으로 입수한 작품은 왕족 이나 귀족의 초상화가 아닌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초상화였다. 그림 주인공의 명성은 작품의 예술적 성취나 화가의 위대함을 이기는 가치였다.

 

찰스 다윈 ⒸNational Portrait Gallery, London

찰스 다윈 

<종의 기원>으로 진화론을 펼쳐 인류의 기원을 탐구한 찰스 다윈의 초상화. 다윈이 사망하기 한 해 전 제작했다 사후 다시 그린 그림이다. 그림을 그린 화가 존 콜리어는 다윈을 옹호했던 토머스 헉슬리의 사위이기도 하다.

허레이쇼 넬슨 ⒸNational Portrait Gallery, London

 

허레이쇼 넬슨 

영국의 제독 허레이쇼 넬슨의 초상화다. 나폴레옹 전쟁 당시 해군 제독으로, 트라팔가 해전에서 전사했다. 영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해군 영웅으로 불리는 이의 얼굴에서 숨길 수 없는 카리스마와 자신감이 느껴진다.

 

 

에드 시런 ⒸNational Portrait Gallery, London

에드 시런 

셰익스피어가 16세기 르네상스를 대변하는 음유시인이라면 아름다운 목소리로 감성적인 가사를 읊는 에드 시런은 21세기를 대표하는 음유시인이다. 초상화 작가 콜린 데이비슨은 기타를 연주하거나, 노래를 하는 순간이 아닌, 조용히 사색
에 잠긴 에드 시런을 화폭에 담았다. 국립초상화박물관은 2017년 이 작품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자하 하디드 ⒸNational Portrait Gallery, London

 

자하 하디드 

거울을 보듯 실물을 묘사하던 초상화의 시대에서 벗어나, 이제 예술가들은 혁신을 거쳐가며 초상화의 가능성을 넓혔다. 이라크 출신 건축가, ‘곡선의 여왕’ 자하 하디드의 초상화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작업해 시시각각 색이 변하기 때문
에 같은 이미지가 두 번 반복되지 않는다.

 

 

David Hockney "Self Portrait with Charlie" 2005 Oil on canvas 72 x 36" © David Hockney Photo Credit: Richard Schmidt Collection National Portrait Gallery, London

데이비드 호크니 

가장 유명한 영국 현대 미술가 중 한 명인 데이비드 호크니. 그에게 초상화란 전 작품을 하나로 엮는 실과도 같다. 2005년, 거의 실물 크기로 제작한 연작 중 하나인 이 작품 속, 관람객을 보는 듯한 호크니의 시선이 재미있다.

 


기간 8월 15일(일)까지
장소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
시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수요일,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입장 마감 30분 전)
관람료 성인 9000원, 청소년 6000원


글 전정아 ● 자료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