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DU 스페셜

[MODU 스페셜] 날씨도 사업요소다

MODU 모두매거진 2022. 2. 1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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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형 날씨 솔루션을 제시하는 기상 컨설턴트

 

날씨가 ‘비즈니스’다. 날씨 데이터가 농업, 환경, 헬스케어, 여행, 패션, 문화 등 산업 전반에 활용되고 있는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어제, 오늘, 내일의 기상 정보가 필요한 이들에게 맞춤형 날씨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상 컨설턴트를 만나보자.

 

날씨경영과 전략기획을 아우르다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A기업은 여름을 앞두고 고민이 깊다. 만약 이번 여름에 전례없는 폭염이 찾아온다면 에어컨 수요가 폭발할 것이며 생산 설비를 더욱 가동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예측과는 정반대가 된다면? 에어컨 재고는 넘쳐나고 엄청난 경제적 손실을 보게 된다. 이렇게 기업이나 기관의 특수성에 맞는 기상 정보를 분석하고, 다가올 피해를 줄이기 위해 날씨 변화에 따른 위험관리 전략을 짜는 ‘기상 컨설턴트’ 직업이 등장했다. 기상청에서 알려주는 날씨 ‘예보’를 넘어서 맞춤화된 기상 정보를 재가공해 기업이 전략을 짜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날씨경영 컨설턴트와 전략기획가의 모습을 지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기상 컨설턴트는 단순히 ‘날씨 마케팅’을 돕는 해결사의 역할만 하지는 않는다. 기상 데이터를 분석해서 국내 학술 연구 과제를 수행하며, 날씨의 여러 영향력을 파악하는 시뮬레이션 등의 영향예측평가를 실시하기도 한다. 또, 매년 발생하는 이상기후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해 기상 기술을 개발해 중장기적 발전 방안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미래를 이끌어가는 직업이 될 수 있다.

 

 

 

기상 컨설팅 기업의 주요 업무 살펴보기

 

기상 예보
기상 현상에 관한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미래의 기상 상태를 예상하여 정보를 제공한다. 기상 변화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자외선지수, 감기가능지수, 천식가능지수, 식중독지수 등 생활맞춤형 기상 예보를 제공할 수도 있다.

 

 

 

 

 

기상 감정
날씨가 특정 사건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다. 각종 재난, 재해 등 사건 현장의 관측 자료가 필요할 시 주변 기상 정보를 바탕으로 기상현상 원인의 분쟁을 효율적으로 조정한다. 강풍으로 인한 정전사고, 폭우로 인한 농작물 피해 등 과거의 기상 재난 현장을 복원하고 증명한다.

 

 

 

 

 

기상 컨설팅
기상 정보를 분석 및 평가하여 경영 활동에 관한 조언을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기업과 사업자들이 기상 정보를 활용해 최대의 이익과 효율을 얻을 수 있도록 자문한다. 기상경영 컨설팅뿐만 아니라 기상기술 관련 해외 컨설팅 등 기상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도 한다.

 

 

 

 

 

기상 장비 제작 및 판매
기상 장비란, 온도계나 습도계를 포함해 기상레이더, 낙뢰관측장비, 자동기상관측장비 등을 이용하여 특정 기상 요소 값을 측정하는 장비를 말한다. 이러한 기상 장비를 제작, 수입하고 설치하거나 수리한다.

 

 

 

 

 


기상 컨설턴트가 말하는 직업 이야기
‘웨더피아’ 임상욱, 박소연, 김완희
"기후위기 시대,
변화에 대응하는 대세 직업이 될 것

(왼쪽부터) 임상욱 웨더피아 대표 박소연 연구원_국내 학술 정책 연구 담당, R&D 사업 참여 김완희 대리_국내 학술 정책 연구 담당, 국제협력 사업 참여

 

웨더피아는?
국내 1호 기상감정 컨설팅의 선두주자다. 기상산업진흥법이 정한 기상감정업, 기상예보업, 기상컨설팅업, 기상장비업을 모두 등록한 유일한 회사다.

 

‘기상 컨설턴트’라는 직업이 아직은 생소해요. 실제로 어떤 일을 하나요?
김완희(이하 김)_ 쉽게 말해 기상 데이터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도와주는 전문가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혹시 ‘블랙 아이스’라고 들어봤나요? 추운 겨울에 눈이나 비가 내린 뒤 도로 위에 생기는 검은색 살얼음인데요, 이 때문에 최근 교통사고가 증가하면서 큰 문제가 됐어요. 이와 관련해 작년 한국도로공사에서 실시한 ‘도로살얼음 예측기술 연구’ 사업에 참여해 도로살얼음 예측 알고리즘 연구를 수행한 사례가 있습니다. 논문에서 블랙 아이스 발생 조건을 찾아보고 기사를 통해 국내 사례를 수집하는가 하면, 근처 기상관측소에 축적된 기상 데이터를 취합하여 분석했어요. 예를 들면, 도로가 결빙되고 얼음이 생길 만한 습도와 온도 같은 것들이요. 참고로 한국도로공사는 겨울철 제설 작업을 위한 자동 염수분사시스템에 저희 웨더피아가 도출해낸 도로 살얼음 사전경보 알고리즘을 채택하기도 했죠.

 

 

한마디로 기상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미래의 전략을 제시하는 것이로군요. 하나의 프로젝트가 끝나기까지 업무 프로세스가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박소연(이하 박)_ 기상청에서 의뢰하고 웨더피아가 연구 수행을 맡았던 ‘2021 제2차 지진·지진해일·화산의 관측 및 경보에 관한 기본계획 연구’를 예로 들어볼게요. 먼저 지진·지진해일·화산 발생 현황을 파악하고, 국내외 환경 분석을 통해 기술 현황을 파악합니다. 관측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경보 기준이 잘 마련되어 있는지 등을 말이죠. 그리고 현재 추진하고 있는 국내외 정책들을 우리나라 기상청 지진화산국에 어떻게 접목시킬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또 국민들이 쉽게 정보를 활용할 수 있을지도 파악해야 해요. 특히 화산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자주 발생하지 않아 화산 정책이나 연구가 부족한 상황으로 경보 기준에 대한 적극적인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SWOT* 분석을 마치고 관련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앞으로의 전략 방향을 수립하게 됩니다.
참고로 이 연구는 작년 4월에 시작해서 10월에 끝났는데요, 업무의 특성상 다방면으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기에 ‘장기 프로젝트’가 잦은 편입니다.

 

 

해외의 기상 컨설팅을 하기도 하나요?
임상욱(이하 임)_ 네, 웨더피아는 10여 년 전부터 해외 기상 컨설팅을 해왔는데 미얀마, 몽골, 우즈베키스탄, 라오스, 필리핀 등 약 10개국 개발도상국의 기상 시스템을 선진화하는 사업을 했어요. 바로 기상의 관측, 예보, 융합, 데이터 관리 시스템, 인프라 전 영역의 발전 방안을 수립해주는 ‘마스터플랜’을 제시하는 것인데요. 동남아 국가들은 아직 기상정보시스템이 자동화되어 있지 않고, 기상관측소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홍수가 잦은 라오스에서는 소위 말해 ‘깡통을 놓고 강수량을 측정한다’고 할 정도였죠. 기상 데이터를 대부분 수기로 작성하는 경우도 많았고요. 그래서 마스터플랜의 후속 프로젝트로 라오스 위험기상 조기경보시스템과 홍수예방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 검토를 작년에 마쳤습니다.

 


이제 ‘기후변화 대응’이 전 세계적 과제가 되었잖아요. 그만큼 기상 컨설턴트가 할 수 있는 일이 늘어나지 않을까요?
임_ 물론입니다. 자연재해와 기후위기가 닥쳐옴에 따라 우리에게 벌어질 일들에 대해 정책적, 학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국제협력 분야에서도 기상 컨설팅을 더 필요로 할 거예요. 웨더피아는 2020년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산하에 있는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TCN)*에 가입했는데요, 개발도상국의 기후 기술을 개발하고 이전하는 지원 사업*을 더욱 활발히 진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국가 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기술협력에 힘쓰면서, 기후위기 시대에는 기상 컨설턴트의 중요도나 역할이 더 커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상 컨설턴트로서 <MODU> 독자들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나요.
김_ 저는 고등학생 때 태풍 이름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어서 지구과학 과목을 좋아하게 됐는데요, 그 계기로 대기과학을 전공하면서 대기물리·대기화학의 이론을 적용해 미래의 날씨를 예측하는 일을 하고 있답니다. 여러분도 지금 배우는 과학 과목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았으면 해요.
박_ 경험치를 잘 쌓았으면 좋겠어요. 둘러보면 대학교에서 하는 전공 체험이나 기상청 ‘국민참여기자단’ 등 다양한 활동이 있어요. 그리고 매년 열리는 기상기후산업박람회에 오신다면 우리를 만날 수도 있을 거예요.(웃음)
임_ 결국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다루는 힘’입니다. 기상 데이터를 이해하고 분석해서 알고리즘을 구축할 수 있어야 하죠. 또, 문제해결 능력을 강조하고 싶어요. 그것이 컨설팅의 기초예요. 다른 나라의 기상청이나 기관과 소통하며 어려운 미션이 생기면 헤쳐나가는 것!

 


*SWOT 분석 : 강점(Strength), 약점(Weakness), 기회(Opportunity), 위협(Threat) 요인을 규정하고 이를 토대로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기법.
*기후기술센터네트워크(CTCN) : 유엔 기후변화 협약에 따라 개발도상국 온실가스 감축 기술 개발 및 이전 지원을 위해 2013년 설립된 국제기구. CTCN 전문기관으로 가입하면 CTCN에서 주관하는 개발도상국 지원 사업의 우선 입찰자격을 얻게 된다.
*기술 이전 : 기술이 발달된 선진국에서 개발도상국으로 기술을 넘겨주는 일.

 

 

 

글 이은주 ●사진 손홍주,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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